![]() Dayflower. 닭의장풀. 달개비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지만 정식 명칭은 닭의장풀과의 한해살이 식물인 닭의장풀이다. 국민학교(!) 5학년 자연 시간에 우리 주변의 풀에 대한 단원이 있는데, 이곳에는 닭의장풀이 달개비로 소개되어 있다. 시험에 사진을 주고 이름을 적어 내라는 문제가 나왔다. 닭의장풀이라 썼다가 틀렸다. 국어사전만 찾아봐도 알 수 있는 동의어인데 교과서랑 다르니 그냥 틀렸단다. 크게 대들진 않았다. 그 전에도 채소의 동의어를 쓰라 하기에 '푸성귀'라고 썼다가 오답 처리되었을 뿐 아니라, 집에 할머니가 계시냐는 묘한 질문까지 들었다. 답은 '야채'라는데 채소는 야채와 산채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채소의 동의어는 될 수 없다. 이건 좀 대들었는데 결국 그날 저녁 집에 전화가 왔다. 아이가 자존심이 너무 강하니 지는 법을 배우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더라. 분명 나는 틀리지 않았다. 늘 내가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내가 가장 잘 안다. 그래도 적어도 그 때만큼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조금 더 대들었어야 했을까? 찬 밤이슬만 맞으면 스러져 하루 피면 지고 만다는 이 유약한 풀꽃처럼, 나 역시 타협하는 법부터 배웠는지도 모르겠다. 무시당했다는 분함보다, 이렇게 입 다물고 지나가는 것에 익숙해지다보면 정말 내가 틀렸을 때를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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